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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브랜드] 빨간 지붕의 시계탑

 

 

친근한 빨간 로고.
동그란 시계탑이 상징적인 건물.


대형마트에 대한 추억이라면, 갖고 싶은 장난감이 한 가득이었던 그 시절의 나.

주머니엔 꾸깃한 천 원 한 장.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아이 쇼핑을 하는 곳.

친구들과 게임 코너를 기웃 거리며 자유롭게 구경을 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홈플러스는

삶을 살아나가는 힘을 얻고 가는 아이러니한 장소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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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이유없이, 가끔.
깊은 우울에 잠길 때가 있다.

우울의 원인이 뭐든간에
한번 깊은 우울에 빠져들게 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3인칭 시점의 나의 모습,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그렇게 텅 빈 상태로
축축한 지하철을 지나가면,
바깥은 아름다운 노을이 져있었다.

공허한 눈으로
이리저리 빌딩사이를
헤집다가, 발견 한 것은
익숙한 시계탑 건물 하나.

그래, 맛있는 걸 먹으면
기분이 그래도 좀 풀리겠지.

 

얼른, 우울감에 벗어나고 싶은 나는

무거운 발걸음을 정처 없이 옮긴다.

그러다보면 보이는,
많은 사람들.

쇼핑을 하러 온 사람들,
아이들과 함께 온 엄마,
젊은 부부도,
바쁜 사람들도.


그리고, 항상 마트를 밝혀주시는

멋진 빨간 유니폼의 사람들.

대부분이 여자분이셨고,
또, 어쩌면 우리 엄마 또래의
사람들이었다.

코로나때문인지,
온라인 주문이 많았나보다.
바코드를 하나하나 찍으며
2인1조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
수많은 재고를 정리하는 사람,
새로운 상품의 판촉을 돕는 사람...

익숙했던 빨간 유니폼이 

한 사람의 열정이 스며든 것으로 변했다.

오늘도 바쁘게 굴러가는 시계,
그 속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고,
좌절하지 않는 활기의 눈빛.


어느새 먹을 것으로 가득찬 짐과 함께
바깥으로 나섰을 때.
그제서야 나는,
밤하늘 별의 환기에
우울의 파도가 없어진 걸
알아 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