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근처나 동네 근처나,
어딜가더라도 보이는 파란 간판의 빵가게가 있다.
빵을 엄청 좋아하거나,
자주 먹는 편이 아니라서
우리 주변에 빵가게가 그렇게 많은 지 생각할 일이 없었다.
이렇게 포스팅을 쓰다보니
주변에 빵가게가 얼마나 많은지
새삼 느끼게된다.
앞서 말했듯 빵가게를 자주 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내가 빵가게를 향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별이 보이는 밤.
늘 쫓기듯 학교에서 벗어나려 했던 내가,
시험기간이나 과제로 (오랜만에) 집에 늦게 갈 때.
축축한 밤공기로 빵내음이 다 잠기는데도
(햇살 맑은 낮엔 왜그리 빵냄새가 나는지...)
푸른 조명의 간판에 눈길이 간다.
집에 있는 동생과 엄마가 생각난다.
사두면 간단하게 야식으로 먹겠지,
새벽 공부하다 출출하면 먹겠지.
아침 늦게 일어나면 간단하게 아침으로 먹겠지,
낮잠자고 일어나 간식으로 먹겠지.
어느새 팔로 감싸 들고있던 트레이는
빵으로 가득찬다.
하나 하나 비닐에 담긴 빵이 담긴다.
따듯한 조명을 벗어나
차가운 횡단보도로 향한다.
손에 든 봉지는 가볍다.
내 마음도 가벼워진다.
직접 만든 용돈으로
이렇게 빵을 사갈 수 있어
행복하다.
좋아할 가족의 얼굴을 떠올리니
두 어깨를 누른 가방은
한 손에 든 빵처럼 가벼워졌다.